[LA 형사법 변호사 칼럼] 형사 사건 중 해외로 도피하면 어떻게 되나요?

형사 사건 중 미국을 떠나 도피하면 어떻게 될까요?

때때로 캘리포니아에서 형사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이(경범죄이든 중범죄이든) 사건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해외로 출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한국으로, 또 어떤 분들은 중국이나 태국 등 다른 국가로 떠나기도 합니다. 그 동기는 다양합니다:

• 변호사 비용 등 법적 비용 부담

• 이민 신분 문제

• 생계유지의 어려움

• 혹은 단순히 “미국을 떠나면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

일부 의뢰인은 저에게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김 변호사님, 저는 미국에 다시 올 생각이 없어요. 그냥 떠나버리면 끝나는 거 아닐까요?”

하지만 국외로 나가는 것이 사건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상황은 훨씬 더 악화됩니다.

체포영장 및 장기적 불이익

피고인이 도피하게 되면, 법원은 즉시 체포영장(Bench Warrant)을 발부합니다. 이는 사건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태로 간주되며, 해당 피고인은 법 집행기관에 의해 수배된 상태가 됩니다.
이 영장은 **1년, 5년, 10년 후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보통은 종신(active for life)**으로 유지됩니다. 사건이 해결되거나 피고인이 사망하지 않는 이상 계속 유효합니다.

많은 분들이 다음과 같은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10년 정도 미국 밖에 있으면 체포영장도 사라지겠지.”
→ 이는 완전히 사실이 아닙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법원은 이를 악의적인 도피로 간주하여, 향후 사건 해결 시 더 가혹한 처벌이 내려질 가능성이 큽니다.

나중에 미국에 돌아오고 싶어도, 돌아올 수 없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처음엔 “다시는 미국 안 간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미국으로 돌아오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 미국 출장을 가야 할 때

• 결혼 후 신혼여행으로 미국에 가고 싶을 때

• 부모님 병간호 등 가족을 방문하고 싶을 때

하지만 일단 도피 상태가 되면, 사건 해결이 매우 어렵고, 법원과의 협상력도 떨어집니다. 특히 과거에 도피했다는 사실은 법원의 선처 가능성 자체를 낮춥니다.

딜레마(Catch-22): 돌아가서 해결하고 싶어도 비자가 안 나온다

중범죄 사건의 경우, 변호사가 대신 출석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본인이 법정에 직접 출석해야 합니다.
하지만 체포영장이 걸려 있는 상태에서는 미국 비자가 발급되지 않기 때문에, 귀국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특히 주한 미국대사관(서울) 등에서는 이와 같은 이유로 비자 발급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즉, 이런 상황은 전형적인 **딜레마(Catch-22)**입니다:

•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 들어가고 싶어도,

• 해결되지 않은 사건 때문에 미국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경범죄 vs. 중범죄: 도피 시 결과가 다르다

도피에 따른 법적 결과는 사건의 경중에 따라 달라집니다.

• 경범죄(Misdemeanor) 사건의 경우, 해외에 있더라도 변호사가 대리 출석하여 사건을 진행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반면, 중범죄(Felony) 사건은 피고인이 반드시 직접 법정에 출석해야 하므로, 도피 시에는 사건 해결이 훨씬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결론 및 조언

형사법 전문 변호사로서 저는 사건 해결을 피하기 위해 해외로 도피하는 것을 절대 권장하지 않습니다.
출국을 고려하고 있다면, 반드시 먼저 사건을 정식 절차를 통해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어떤 상황이든, 사건을 미국 내에서 책임 있게 해결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가장 현명하고 안전한 선택입니다.
문제가 아무리 어려워 보여도, 정면으로 마주하고 해결하면 훨씬 적은 피해로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